까방권, 무슨 뜻일까? — 한마디로 요약하면 '면책권'
‘까방권’은 ‘까임방지권’의 줄임말이에요. 여기서 ‘까임’은 비난당하는 것을 뜻하고, ‘방지권’은 그런 비난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라는 뜻이죠.
즉, 어떤 인물이 과거에 큰 공헌을 했거나, 국민적인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선행을 보여주었다면, 이후에 생기는 작은 실수나 논란들에 대해 대중이 관대하게 넘어가겠다는 사회적 합의와도 같은 표현입니다. 일종의 대중적 면책권이라고 할 수 있죠.
정리하자면, ‘까방권’이 부여된 인물은 일시적으로 ‘면죄부’를 받은 셈. 물론 무제한은 아니지만, 일정 기간 실수를 해도 손가락질은 덜 받습니다.
처음엔 야구팬들 사이에서 시작된 신조어
이 단어는 스포츠, 특히 야구판에서 먼저 활발히 쓰이기 시작했어요. 예를 들어, 어떤 선수가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끌어올리는 멋진 활약을 펼쳤다면, 시즌 중 한두 번 부진한 모습에도 "그래, 까방권 있다" 라는 팬들의 반응이 이어졌죠.
이 말이 인기를 얻으면서 점차 축구·농구·배구 등 다른 종목을 넘어 연예계와 유튜브 커뮤니티까지 확산됐고요. 지금은 아이돌 팬덤은 물론, 정치 뉴스나 커뮤니티 댓글 창에서도 흔하게 보일 정도로 ‘국민 신조어’ 자리를 꿰찼습니다.
한 때 ‘짤방’이나 ‘드립’ 중심의 커뮤니티에서만 쓰이던 용어인데, 요즘은 뉴스 기사 댓글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만큼 폭넓게 쓰인다는 점이 흥미롭네요.
이럴 때 ‘까방권’이 소환된다! 활용 예시 모음
'까방권'이라는 표현은 어디서나 쉽게 쓸 수는 없어요. 나름의 ‘룰’이 있다는 이야기죠. 그럼 어떤 행동이 까방권 부여 대상인지 한 번 살펴볼까요?
● 군 복무를 성실하게 마친 남자 아이돌 → "이 형은 까방권 평생이야"
● 월드컵에서 인생 경기 선보인 국가대표 골키퍼 → "다음 시즌 부진해도 까방권 있음"
● 엄청난 기부금 내고 선행한 유튜버 → "웬만한 구설은 봐준다. 까방권 인정"
● 평소 성실하고 겸손한 이미지의 MC가 생방송 중 실수했을 때 → "오해는 금물, 까방권 있음"
이런 식으로 대중의 정서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이 예상치 못한 논란이나 비판의 대상이 되었을 때, 팬들은 흔쾌히 까방권을 선언하곤 해요. 물론 까방권도 상황에 따라 유효기간이 있다는 점! 너무 큰 사고나 반복되는 실수엔 까방권도 소용없을 때가 있답니다.
트렌디한 용어지만, 그 안엔 따뜻한 마음이 숨겨져 있습니다
어떤 단어의 유행에는 그 시대의 감성과 사회 흐름이 반영돼요. 까방권 역시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누군가의 노력을 인정해주고 싶다는 대중의 마음이 담긴 표현이에요. 그 사람이 평소 얼마나 성실했는지, 국민들에게 감동을 줬는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는 거죠.
결국 ‘까방권’은 일정한 한계를 두고 인간적인 실수까지도 존중하겠다는 집단 문화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어요.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은 괜찮다’는 메시지가 이 단어를 통해 전달되는 셈이죠.
혹시라도 내 주변에 실수로 비난받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역시 지금까지 쌓아온 성실함이 있다면 당신이 먼저 ‘까방권’을 부여하는 건 어떨까요? 함께 사는 사회니까요.